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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지용시, 한국인이 좋아하는 노래<향수>, 시 <백록담>

by 더 리치 2023.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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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지용 시, 한국인이 좋아하는 노래 <향수>와 <백록담> 소개하고 정지용의 삶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의 시는 시적허용과 더불어 옛말과 사투리가 어우러져 맞춤법과 철자의 오용이 특히 많습니다. 향수에는 그리운 고향을 잘 묘사해 한국인의 고향으로 자리 잡은 노래입니다.

 

향수

지은이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엔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 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백록담

 
절정에 가까울수록
뻐꾹채 꽃키가 점점 소모된다.
한마루 오르면 허리가 스러지고
다시 한마루 우에서
목아지고 없고
나종에는 얼골만 갸옷 내다본다.
화문처럼 판 박힌다.
 
 
바람이 차기가
함경도 끝과 맞서는 데서 뻑국채 키는
아조 없어지고도 팔월 한철엔
흩어진 성신처럼 난만하다
 
산 그림자 어둑어둑하면
그러지 않어도 뻑국채
꽃밭에서 별들이 켜든다.
제자리에서 별이 옮긴다
나는 여긔서 기진했다.
암고란 환약같이
어여쁜 열매로 목을 축이고
살어 일어섰다.
 
 
백화옆에서
백화가 촉루가 되기까지 산다.
내가 죽어 백화처럼 흴 것이 숭없지 않다.
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않는
한 모롱이 도체비꽃이
낮에도 혼자 무서워 파랗게 질린다.
 
 
바야흐로 해발 육천척 우에서 마소가 사람을
대수롭게 아니너기고 산다
말이 말끼리 소가 소끼리
망아지가 어미소를
송아지가 어미말을 따르다가 이내 헤어지다.
 
첫 새끼 낳노라고 암소가 몹시 혼이 났다
얼결에 산길 백리를 돌아
서귀포로 달아났다.
물도 마르기 전에 어미를 여윈 송아지는
움매움매 울었다.
말을 보고도 등산객을 보고도
마구 매달렸다.
우리 새끼들도 모색이 다른
어미한틔 말길 것을 나는 울었다. 
 
 
풍란이 풍기는 향기
꾀꼬리 서로 부르는 소리

제주 회파람새 회파람 부는 소리
돌에 물이따로 구르는 소리 

먼 데서 바다가 구길 때 솨 솨  솔소리

물푸레 동백떡갈 나무속에서
나는 길을 잘못 들었다가
 다시 측넌출 긔어간 흰돌바기
고부랑길로 나섰다.


문득 마조친 아롱점말이 피하지 않는다.
고비고사리 더덕순 도라지꽃 취 삭갓나물

대풀 석용별과 같은 방을울 달은 고산식물을

색이며 취하며 자며 한다.
백록담 조찰한 물을 그리여 산맥우에서
 
짓는 행렬이 구름보다 장엄하다

소나기 놋낫 맞으며 무지개에 말리우며

궁둥이에 꽃물 익여 붙인채로 살이 붓는다.
가재도 귀지 않는 백록담 푸른 물에 하늘이 돈다.
 
불구에 가깝도록 고단한 나의 다리를 돌아

소가  갔다 좇겨온 실구름 일말에도

백록담은 흐리운다.


나의 얼골에 한나잘 포긴 백록담은 쓸쓸하다 
나는 깨다 졸다 기도조차 잊었더니라.



정지용

시인 정지용

저는 정지용시인에 대한 시를 읽지 못하고 학창 시절을 보낸 세대입니다. 정지용은  월북한 시인으로  금기의 대상이었습니다. 1988년 해금되었고, 그의 시 향수에  김희갑이 작곡하고, 테너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이 듀엣으로 노래를 불러 한국인이 정말 좋아하는 노래가 되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정지용은 1902년 충북옥천에서 태어나 옥천공립보통학교, 휘문고등보통학교, 도시샤대학 영문과를 졸업한 엘리트 문학도입니다.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한국시단의 3 천재로 불린  오장환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1933년 <문장> 지를 창간하여 시부분 추원위원이 되어 이때  청록파시인인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과, 윤동주, 이상을 추천하고 등단시킨 문단계  큰 스승입니다. 그는 또 시 창작활동을 계속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친 교사이기도 하였습니다. 모교인 휘문고보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할 때  신경질을 부려 학생들이 신경통이라고 불렀다는 우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1945년 8.15일 해방 이후 <경향신문> 편집주간으로 활동하며, 이화여대교수가 되어 한국어와 라틴어를 강의하고 서울대에서 <시경>을 강의하기도 하였습니다.
 
순수예술을 지향하던 그가  갑자기 좌익단체라는  조선문학가동맹에 가입하였는데  '그것은 해방 직전 미온적이나마 일제에 협력한 것에 대한 반성과 지인들과의  친분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 나는 공산주의는 싫지만 몇십 년을 두고 사귄 우의는 끊을 수 없고..."라는 그의 말에서 추측할 수 있습니다.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이화여대 교수직과 <경향신문> 주간직을 사임하고  은거하며 평론집 [문학독본]을 출간했습니다. 다음 해  국민보도연맹이 결성된 뒤 좌익작가로 분류되었고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서대문형무소에 수용됩니다. 
 
이때 북한군에 의해 납북되면서 그의 행적은 묘연해졌답니다. 평양감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1950년 납북되는 과정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경기도 동두천 인근에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와  민족분단을 경험하고, 한국전쟁당시 납북되어야 했던 시인, 우리 민족의 비극입니다. 하지만 그의 주옥같은 작품과 업적은 우리 문학사에 길이길이 남을 보물입니다.
 

 
향수(양장본 HardCover)
정지용 시집『향수』는 서구의 영문학을 전공한 시인답게 형태주의적 기법을 시도한 최초의 이미지스트이자 모더니스트로 평가받고 있는 정지용의 작품집이다.
저자
정지용
출판
책만드는집
출판일
20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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