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창작된 박씨전 또는 박 씨 부인전으로 소개되는 우리의 고전입니다.
아주 어린아이들에게는 옛이야기로 들려주고 초등학생들은 동화책으로 중. 고등학생들은 고전문학으로 접근하여 수능까지 준비할 수 있는 고전입니다. 줄거리 일부와 창작배경 정리하였습니다.
박씨전 줄거리 일부
상공이 창에 기대어 멀리 바라보니, 한 신선이 백학을 타고 오색구름 사이로 내려왔다. 자세히 보니 그가 바로 박 처사였다.
상공이 옷깃을 여미고 뜰아래 내려가 처사를 맞았다.
시백 역시 이관을 갖추고 처사에게 문안을 드렸다.
처사가 시백의 손을 잡고 상공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영랑이 뛰어난 재주로 과거에 급제하였으니 이 같은 경사는 다시없을 줄 압니다.
그간 제가 시골에 있는 관계로 아직 축하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상공이 술과 안주를 내어 대접하며 처사와 함께 그간 만나지 못한 회포를 풀었다.
술이 반쯤 줄어들고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 상공이 어두운 낯빛으로 처사에게 말하였다.
"귀한 손님을 뵈니 반가운 마음은 예사롭고 죄송한 마음은 산과 바다와 같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내 자삭이 어리석다 보니 어진 아내를 푸대접하여 부부간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늘 타이르곤 하지만 자식이 끝내 아비의 말을 듲지 않더군요.처사 대하기가 민망할 따름입니다."
처사가 손사래를 쳤다.
"상공께서는 제 못난 딸을 더럽다 않으시고 지금까지 슬하에 두셨습니다.
그 넓으신 덕에 감사할 따름이온데 이렇게 말씀하시니 오히려 송구합니다."
"예사롭지 않은 며늘애가 늘 외롭고 힘들게 지내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사람의 팔자와 길흉화복은 다 하늘에 달린 것입니다.
어찌 그리 지나친 걱정을 하십니까?"
처사가 담담하게 말하니 상공도 미안한 마음을 조금 덜 수 있었다.
이후 상공은 처사와 더불어 날마다 바둑을 두기도 하고 피리오 불면서 즐겁게 지냈다.
하루는 처사가 후원으로 들어가 딸을 불러 앉혔다.
"너의 액운이 다 끝났으니 누추한 허물을 벗어라."
허물을 벗고 변화하는 술법을 딸에게 가르친 뒤 말하였다.
"허물을 벗거든 버리지 말고 시아버지에게 옥으로 된 함을 짜 달라고 해서 그 속에 넣어 두어라."
그러고는 딸과 함께 정담을 나누다가 밖으로 나와 상공에게 작별 인사를 들렸다.
상공이 못내 섭섭해하며 만류했지만 처사는 듣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한잔술로 작별을 고하고 문밖으로 나가 전송하였다.
"지금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상공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것이 무슨 말씀입니까?"
"이제 상공과 이별하고 산에 들어가면 다시 속세로 나오지 못할 듯하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상공이 슬프게 작별 인사를 하니, 처사는 학을 타고 공중에 올라가 오색구름을 헤치며 나아갔다. 잠시 후 구름이 걷혔는데 처사가 간 곳은 보이지 않았다.
그날 밤, 박씨는 몸을 깨끗이 씻은 뒤 둔갑술을 부려 허물을 벗었다.
날이 밝은 후, 박 씨는 계화를 불렀다. 계화가 들어가 보니 전에 없던 절세가인이 방 안에 앉아 있었다.
여인의 얼굴은 아름답기 그지없었으며, 그 태도는 너무도 기이했다. 월궁항아나 무산 서녀라도 따르지 못할 듯했고 서시와 양귀비도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중략>
김자점은 급히 군사를 모아 대포 한 방을 쏜 뒤 팔문금사진을 에워쌌다.
그런데 갑자기 그 진이 변하여 백여 길이나 되는 늪이 되었다.
갑작스러운 일에 당황하던 용골대가 꾀를 내어 군사들에게 팔문진 사면에 못을 파게 한 뒤 화약과 염초를 묻게 했다.
"너희가 아무리 천 가지로 변화하는 술수를 가졌다고 한들 오늘에야 어찌살기를 바랄까?
목숨이 아깝거든 바로 나와 몸을 던져라."
파화당을 향해 무수히 욕을 했지만 고요한 정적만 흐를 뿐 집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용골대가 군사들에게 명령하여 일시에 불을 지르니, 화약 터지는 소리가 산천을 무너뜨릴 것 같았다. 사면에서 불이 일어나 불빛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
이때, 박 씨 부인이 옥으로 된 발을 걷고 나와 손에 옥화선을 죄고 불을 향해 부쳤다.
그러자 갑자기 큰바람이 불면서 불기운이 오히려 오랑캐 진영을 덮쳤다. 오랑캐 장졸들이 불꽃 한가운데에서 천지를 분별하지 못한 채 넋을 잃고 허둥거리다가 무수히 짓밟혔다.
순식간에 피화당 근처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용골대는 크게 놀라 급히 물러났다.
박씨전 창작배경
조선 인조 때 청나라가 쳐들어온 병자호란(1936) 때가 시대적 배경입니다.
청은 조선에게 사대를 요구하였지만 명나라에게 사대한 조선은 청을 오랑캐나라로 여기고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청나라 태종이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침략합니다. 인조와 조정대신들은 남한산성으로 피난하게 되고 47일간 항전 끝에 인조는 청나라에 항복하여 신하의 예를 행하기로 하며 굴욕적인 항복 의식을 치르게 됩니다.
첫째 아들 소현세자와 둘째 아들 봉림 대군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이 청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박씨전]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임금이 청에 항복을 하고 세자와 수많은 백성들이 인질로 잡혀간 것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여 용골대, 임경업. 김자점 등 실존 인물도 다수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용골대는 박 씨의 도술에 패하여 물러가게 되는데 이는 실제 역사와 다른 부분으로 소설 속에서나마 통쾌하게 복수를 함으로써 전쟁의 패배로 좌절한 백성을 위로하고 상처를 극복하고자 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활약하는 인물이 박 씨, 계화 등 여성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당시 지배층이었던 양반 남성들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지 못했고, 김자점처럼 전투를 회피하거나 도망간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여성인 박 씨를 주인공으로 한 것은 양반 남성들의 무능력함을 비판하는 동시에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에 억압되어 살아야 했던 여성들의 해방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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