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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후기의 시 <까마귀 검다 하고>, <까마귀 싸우는 골에>와 조선후기의 시 <감장새 작다 하고>, <두꺼비 파리를 물고> 4 편의시를 해석 소개하겠습니다. 옛시조이므로 맞춤법이나 철자의 오류가 있습니다.
까마귀 검다 하고
지은이- 이직
까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쏘냐
겉 희고 속 검을 손 너뿐인가 하노라.
겉모습은 순수해 보이는데 속 마음은 예상과 달리 전혀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직이 지은 < 까마귀 검다 하고>는 겉모습과 속마음이 다른 이를 시를 통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백로에게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다고 속마음까지 검을 리가 있겠느냐? 고 반문을 합니다.
그리고 " 겉 희고 속 검은손 너뿐인가 하노라"라고 말합니다.
이 시조는 조선개국공신 이직이 고려충신들을 비판하면서 지었다고 합니다.
역사적 대의를 외면하는 고려 충신들이 백로였군요.
고려 왕조를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이직을 변절자로 몰게 되니까 이직은 그들에게 이런 시로 대적을 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까마귀 다투는 골에
지은이 -정몽주 어머니
까마귀 다투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난 까마귀 흰빛을 시샘하니
청강에 맑게 씻은 몸 더럽힐까 하노라
단심가는 포은 정몽주의 시이고, 위의 <까마귀 다투는 골에>는 그의 어머니 영천이 씨가 지은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직이 지은 <까마귀 검다 하고>와 연계하여 읽어보면 고려말 조선초의 역사가 상상이 갑니다.
포은은 고려를 지키고자 했던 온건 개화파로 고려의 충신이었지요.
고려 공양왕 때 이성계 일파의 세력이 커지면서 포은은 이방원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였습니다.
이 시는 포은을 위해 그의 어머니가 지은신 것인데 이방원이 잔치를 베풀고 정몽주를 초대했을 때 아들에게 지어주었다고 전합니다.
포은의 어머니 또한 고려를 배신한 변절자들을 까마귀로 보고 고려의 충신 백로들에게 까마귀들 다투는 골에 가지 말라고 합니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드님입니다.
아들이 세속의 명예와 잇속을 챙기며 살기보다 지조와 절개를 지니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기개가 느껴지는 시조입니다.
감장새 작다 하고
지은이 -이택
감장새 작다 하고 대붕아 웃지 마라
구만리장천을 너도 날고 저도 난다
두어라 일반 비조니 너나 그냐 다르랴
감장새가 작다고 대붕아 비웃지 마라 구만리 넓은 하늘을 너도 날고 감장새도 난다 날아다니는 새이기는 마찬가지니 너나 그나 무엇이 다르랴.
감장새는 몸집이 작고 거무튀튀한 새로 굴뚝색 또는 먹새라고도 합니다.
대붕은 붕새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용을 상상하는 것처럼 몹시 큰 상상 속의 새입니다.
매우 큰 상상 속의 새와 굴뚝을 드나드는 감장새는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점에서 본다면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감장새보고 작다고 대붕이 비웃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우리의 시조들은 내재율로 대부분은 의인화하여 인간들에게 교훈을 던져주는데 이 시 또한 지은이 이택이 하고자 하는 말은 배웠다고, 많이 가졌다고, 잘생겼다고,잘난체하지마라 그나저나 마찬가지 인간 아니냐는 겁니다.
이택은 조선 후기 무신으로 당시 문신을 높이 평가하는 세태를 비꼬면서 무신이나 문신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두꺼비 파리를 물고
지은이 -모름
두꺼비 파리를 물고 두엄 위에 치달아 앉아
건넛산 바라보니 백송골이 떠 있거늘 가슴이
섬뜩하여
풀떡 뛰어 내닫다가 두엄아래 자빠지거고
모처라 날랜 나일망정 어혈 질 뻔하여라
우리나라 중.고 국어 교과서에서 떠나지 않는 작자미상의 <두꺼비가 파리를 물고> 이 시는 교과서
최장수 시입니다.
현대어로 표현하면 "두꺼비가 파리를 물고 두엄 위에 뛰어올라 앉아 건넛산 바라보니 흰 송골매가 떠 있어 가슴이 섬뜩하여 펄쩍 뛰어내리다가 두엄아래 자빠지고 말았다. 마침 내가 몸이 날랬기에 망정이지 피멍 뜰 뻔하였구나"
요즘 젊은 분들은 두엄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요?
짚이나 가축 배설물 따위를 썩힌 거름을 두엄이라고 합니다.
두꺼비가 맛있는 먹잇감 파리를 입에 물고 거름더미 위에 위풍당당하게 앉아있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 건너편 산에 큰 송골매가 보입니다. 깜짝 놀라서 뛰어내리느라 자빠지고 말았습니다.
매가 두꺼비를 잡으러 올까 봐 두꺼비가 도망친 것이지만 매는 그저 산 위에서 맴돌고만 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묻지 않은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내가 몸이 날래서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피멍이 들뻔했다고 자신은 몸이 날쌘 괜찮은 두꺼비라고 잘난 체합니다.
이 사설시조는 조선후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세도정치기로 탐관오리들의 탐학이 이 극에 달한 시기였습니다.
두꺼비는 탐관오리를 나타내고 있고 탐관오리가 무서워하는 송골매는 중앙에서 내려온 관리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백성을 괴롭혀 자신의 배를 채우는 탐관오리들이 권세자에게 아첨하는 모습을 생각하며 이 시를 읽으면 더 재미있겠습니다.
**정몽주 어머니 시 까마귀***골에를 (다투는) 으로 바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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